주현주
ALL WAYS,
ALWAYS
JOO HYUN 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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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내내 요가의 기쁨을 편안하게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주현주님. 본인을 '지극히 평범'하다고 칭하지만 그 누구보다 특별하게 반짝반짝 빛나던 그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세요.
먼저 간략한 자기소개 해주세요. 저는 대학원에서 음악교육을 전공하고 있고 매일 아침 요가를 열심히 하는 주현주입니다. 생계유지를 위해 열심히 가야금 레슨과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요가하시려면 힘들지 않으세요? 음 일단 아무 생각 없이 일어나려고 노력해요. 딱 눈을 뜨는 순간에, 잡념을 하게 되면 못 일어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마치 밥 먹는 것처럼 당연한 순서라고 생각하고 밖으로 나오고는 해요.
요가가 곧 일상이네요. 요가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오래전이라 왜 했는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중학교 때 구민회관에서 택견을 배웠어요. 그때는 저보다 몸이 큰 고학년생들을 기술로 넘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어요. 그 후, 동기부여를 갖고 자의로 운동을 선택하기 위해 수영, 발레, 스케이트 등 많은 운동에 도전했는데 기초체력이 너무 부족해서 기본적인 동작조차 할 수 없다 보니 재미를 찾지 못했어요. 그러던 중, 요가 지도자였던 언니의 권유로 요가를 처음 시작하게 되었어요. 근데 사실 요가 첫인상은 되게 별로였어요.
왜 별로였나요? 제가 선천적으로 진짜 뻣뻣한 편인데 언니를 따라가다 보니까 요가 상급반에 가게 되었어요. 쉬운 동작 하나 제대로 따라 하지 못하는 저에게 맞지 않는 클래스에서 수업을 듣게 된 것이죠. 안 그래도 낯을 많이 가리는데 동작도 못 하니까 주변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게 되고 그 자리에서 도망가고 싶었어요. 정말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어요. (웃음)
오! 그럼 어떻게 극복하고 다시 요가를 시작하게 됐나요? 일단 남을 의식하지 않아야 하더라고요.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요가의 핵심이잖아요. 그러고 나니 주변의 시선도 어느 순간부터 안 보이더라고요. 아, 그리고 부끄럽더라도 조금 시간이 지나면 동작을 잘 못하는 스스로에게 익숙해져요. 뻔뻔해지는 거죠.(웃음) 그렇게 스스로 여유를 갖다보니 지금은 기초체력도 많이 길러진 것 같아요. 그리고 저에게 잘 맞는 좋은 요가원을 찾아서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아요. 이전에 요가원들은 많은 동작을 짧은 시간에 배우는 것에만 집중하는 공장식 느낌이 많이 나서 정작 요가를 통해 자신을 알아갈 시간은 없었어요. 지금 다니는 '요가일상'에서는 다양한 사람의 몸과 마음을 존중해주고 각자에게 맞는 페이스대로 이끌어 주셔서 보다 더 심적인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선생님들께서도 인간적으로 수강생들을 편안하게 대하여 주셔서 지금은 요가가 마치 편안한 일상처럼 느껴져요.
요가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스스로에 대한 알아차림'이라고 할까요? 요가 동작과 명상을 하면 스스로 온전히 집중해서 내 호흡을 알아차리게 되고 그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관찰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돼요. 그것을 인지하게 되면 일상 속 다양한 상황 속 제 반응을 생각해보고 자신을 더 잘 이해해줄 수 있게 되더라고요. 신체적인 얻음도 매우 감사하지만, 요가를 하며 생긴 심리적 변화가 저에게는 정말 큰 의미인 것 같아요.
그 변화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지금 다니고 있는 센터 첫 수업이었을 거예요. 선생님께서 눈을 감고 자기 몸과 마음을 느껴보고 그 느낌을 완전히 누려보라고 하셨어요. 그때 막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때 알게 되었어요.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신체적인 습득이 아니라 심리적인 인지구나 하고요. 스스로를 돌봐 줄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또, 제가 선천적으로 불안함을 많이 느끼고 혼자임을 잘 못 견디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좀 달라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해외에 나가면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감이 너무 심해서 손을 벌벌 떨 정도로 힘들어했는데 요즘에는 불안감에 휘둘리지 않는 것 같아서 신기해요. 불안감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요가를 통해서 온전히 지금 나에게 집중하는 법을 배우다 보니까 어떻게든 잘 해내고 있는 이 순간의 나를 인지할 수 있게 됐어요. 이렇게 현재에 안정감이 생기고, 미래에 대해서도 괜한 두려움을 갖지 않게 된 것 같아요. 요가는 되게 고마운 친구 같아요.
정말 감명 깊어요. 그렇다면 운동를 할 때 이것만은 꼭 지키자 하는 게 있나요? '지금 순간에 집중하자, 그리고 뭔가를 바라면서 하지 말자!'에요. 운동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제 경험상 그러면 빨리 지치게 되는 것 같아요.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실망하게 되고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불안감이 더 증폭되어서 지금 순간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무언가를 바라며 운동하기보다 그냥 일상처럼 그 순간에만 집중하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요가가 현주님의 가야금과 사뭇 닮았다는 느낌이 드네요. 저도요. 그런 생각 많이 해봤어요. 노래를 하거나 악기를 할 때 호흡이 되게 중요하거든요. 긴 박자를 억지로 한 호흡에 연주하려고 하면, 연주 전체가 경직되고 긴장이 되는 것처럼 요가에서도 호흡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연결이 되는 게 엄청 신기했어요! 아, 그리고 요가를 통해서 얻은 자신감을 통해 가야금을 통한 저의 오랜 소망도 실현하고 있습니다.
오랜 소망이 무엇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사실 최근에 가야금 레슨을 시작했어요. 처음 중학교 때 가야금을 시작할 때부터 외국인들에게 가야금 레슨과 더불어 한국의 문화를 알릴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두려움 혹은 영어에 대한 불안감 속에 묵혀 두고 있었거든요. 근데 최근 들어서 제 마음에 더 큰 확신을 갖고 에어비엔비를 통해 레슨을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문화를 접하며 즐거워하는 외국인 분들을 보며 저 또한 더 큰 확신을 갖고 임하고 있어요. 많이들 찾아주세요! (웃음)
앞으로 현주님의 삶에서 요가는 어떤 모습일까요?
앞으로 제 삶에서 요가를 하지 않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에 더욱 즐겁거나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이 생기면 그 일을 요가 대신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요가를 통해 얻게 된 마음의 변화,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알아차림은 평생 마음에 품고 살 것 같아요. 마치 오래된 편한 친구처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누구나 어떤 몸을 갖고 있어도 할 수 있는 운동이 요가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집을 본다고 하면 그 공간을 나의 것으로 돌보며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잖아요. 요가도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집을 보는 것처럼 일상에서 나 자신과 가장 솔직히 마주할 수 있는 돌봄이라고 생각합니다. 요가는 자신을 바라보게 하는 좋은 도구가 될 거에요. 마음의 동요가 있으시다면, 함께해요!
Credit
Editor Cha Youngjun
Photography Joo Hyunjoo
Partner 요가일상
피플진 FIFLZINE은 FIFL이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으로 각 분야에서 운동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스토리가 담겨있습니다. 운동이라는 매개체로 서로의 에너지와 일상을 공유하고, 더 나아가 건강한 삶을 독려할 수 있는 채널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