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Youngjun

 
 

THE FITTEST
IN KOREA

 cafe.naver.com/cf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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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슈들 속에서도 묵묵하게 크로스핏의 길을 걸어왔고, 어느 덧 한국을 넘어 아시아 크로스핏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 누구보다 크로스핏 고유의 멋과 순수함을 지켜오고 있는 김영준 헤드코치는 명실상부 '김영준'이었다.



별명이 로봇이던데. 기계적으로 일정한 생활 패턴으로 살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주중에는 박스 오픈 준비, 수업, 개인 운동, 퇴근으로 하루가 가고, 주말에는 여가시간 잠깐, 나머지 개인 운동으로 하루를 보낸다. 어느덧 7년째 이런 패턴으로 살고 있다.

많은 운동을 해온 걸로 아는데, 그중 크로스핏을 선택하신 이유는. 20대 중반에 크로스핏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막연하게 이 운동이 잘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사업 아이템이나 생계의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이 운동의 순수한 매력이 크게 느껴졌다. 이런 마음을 아마추어리즘이라고 하는데, 난 이 아마추어리즘을 버리고 싶지 않다. 크로스핏이 전 세계적으로 잘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도 이러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리지널 방식으로 가르치고 있는 코치도 있지만, 자기 나름대로의 색깔을 담아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코치가 꽤 많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발전 가능성이 참 많은 운동이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 순수한 마음으로 계속 크로스핏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껏 운동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아무래도 부상당했을 때 가장 힘들었다. 2011년 Asia Regional 시합 때였다. 그전에도 운동하면서 자잘하게 다친 적은 많았는데, 그 시합에서의 부상은 심각했다. 허리 기능이 거의 상실된 상태였다. 일본에 있었을 때니깐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 했다. 무척 힘들었다. 그때 오키나와 숙소에서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크로스핏에 대한 열정 하나로 일본에 갔었는데, 그렇게 다치고 나니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귀국하고 나서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였고 재정적으로도 최악이었던 상황이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이를 악물었다.

지금은 괜찮나. 보시다시피 괜찮다. 다행히 그 이후로 복귀도 성공적으로 했고 지금도 건강하다. 사실 그때만 해도 크로스핏을 하면서 왜 다치는지 몰랐다.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렇게 막무가내로 열심히 했는데, 부상을 당했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아팠다. 그래서 그때부터 '다치지 않으면서 운동을 하고 기술을 만드는 방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 이론과 기술을 계속 몸으로 적용하고 연구하고 사람들에게 알려주면서 이제 그 누구보다 안전하게 크로스핏을 하고 있다. 지금도 운동하는 데 있어서 '안전'과 '지속성'을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물론 스피드와 강도가 덧붙여지면 금상첨화지만, 그 전제로 반드시 견고한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치우 WOD는 안전성에 초점이 맞춰있는 느낌이다. 맞다. 난 WOD를 회원들의 수준과 부상 가능성을 고려해서 일주일 단위로 프로그래밍한다. 그래서 가끔 밋밋할 정도로 단순하고 루즈한 WOD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수업 중에는 그에 필요한 동작들도 첨가되어 진행된다. 자연스럽게 기술을 익히고 체계적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크게 다쳐봐서 그런지, 수업 중에도 계속해서 안전하고 정확한 자세를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개인적으로 운동은 매일매일 불태우는 것보다, 필요한 부분의 퀄리티를 계속해서 올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스까지 운영하려면 무척 힘들 것 같다. 나 혼자서 치우를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로서의 내 역할도 있기에 박스 운영에 있어서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분명히 인정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최선을 다하지만, 그 이상의 것들은 팀원들과 회원분들에게 일임한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그들이 채워주고 메꿔주기에, 오늘날의 내가 있고 우리 치우가 있다.

운동 안 하면 무엇을 하나. 책을 읽거나 계속 생각한다. 다시 운동 얘기지만, 시간 날 때마다 크로스핏 동작이나 역도 동작을 이미지 트레이닝하고 그와 관련된 책이나 논문을 읽는다. 요즘은 인문학 장르도 많이 읽는 편이다. 인간관계, 회사 운영, 리더십도 내가 챙겨야 할 부분이니깐 짬을 내서라도 그와 관련된 서적을 계속 읽으려고 노력한다.

운동을 그렇게 끊임없이 연구하는 이유가 있나. 사실 나도 힘들다. 몸이 무겁고, 시간도 부족하고. 그래도 다른 사람들의 모범이 되고 싶다. 작게는 우리 치우 사람들, 넓게는 날 알고 있고 지켜봐 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모든 사람들이 크로스핏을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즐겼으면 한다. 이왕 돈과 시간을 투자한 만큼, 그 운동을 정확하게 알고 있고 잘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으로부터 제대로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운동의 패턴부터 시작해서 일상생활을 더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 그런 것들을 소화하려면 나부터, 힘들어도 괴로워도 계속 연구해야 한다.

한국 1위, 아시아 1위라는 타이틀의 부담감과 무게감이 없지 않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 처음엔 아예 없었다. 예전에는 한국 1위라고 해봐야 그렇게 높은 랭킹도 아니었고 인정해주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그래서 늘 개인적인 목표는 아시아 1위였다. 그 목표를 이루고 나니, 더 큰 관심을 받게 되었고 인정도 해주시더라. 그래도 특별한 부담감은 없었는데, 오히려 시간이 지나고 나니 가슴 깊숙이서 무거운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 운동으로서의 부담감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내 뒤를 따라오는 사람들에 대한 무게감이랄까. 그들이 조금이라도 더 멀리,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그들 스스로 느끼는 힘든 구간을 잘 지나갈 수 있도록 내가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를 발판 삼아 더 발전하면 좋겠다. 그들이 발돋움하는 그 발판이 더 강하게 만들어져있으면, 더 편하게 더 멀리 뛸 수 있지 않겠나. 그래서 내 체력이 되는 한 계속해서 그 발판을 다져놓고 싶다. 내가 조금 더 안전하고 튼튼하게 이 자리를 잡아놓으면 그다음 사람들이 알아서 더 잘해줄 거라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김영준’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선수로서나 코치로서나 그런 표현이 아까울 만큼 더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 너무들 잘하고 있어 고마울 정도다. 아주 작은 노파심으로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가볍게 생각 안 하셨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는 Level 1만 따면 크로스핏 코치가 될 수 있으니 이 직업을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절대로 그래서는 안됨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 코치로서의 자질을 제대로 갖추지 않는다면 회원들의 운동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삶이 망가질 수 있음을 명심했으면 한다. 크로스핏의 단순한 즐거움으로 시작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그에 앞선 사명감을 꼭 가지길 바란다. 그 사명감으로 회원들이 더 건강하고, 더 나은 삶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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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FIFL
Photography Chiwoo